
'안젤라 할머니' 김봉순씨가 직접 만든 손두부를 소개하고 있다.
인터뷰 / 손두부 직접 만드는 ‘오다꾸 식당’ 안젤라 할머니
“영양이 살아있는 진짜 두부 맛보세요”
어스틴 Parmer Lane과 Mopac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오다꾸 스시(Odaku Sushi)’ 레스토랑은 어스틴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몇 안되는 일식집 중의 하나로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스틴에서 유기농 손두부를 맛볼 수 있는 식당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입소문으로 전해 들어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어머니의 옛 손 맛을 직접 보기 위해 소문의 주인공을 만나봤다. 지인들 사이에서 ‘안젤라 할머니’라고 알려져 있는 김봉순씨는 약 1년 전부터 아들 부부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오다꾸’ 식당 주방에 합류했다. ‘오다꾸의 스페셜 메뉴’로 손꼽히는 순두부를 앞에 놓고 안젤라 할머니와 함께 즐거운 두부 이야기를 나누었다.
Q. 두부를 직접 만들기 시작한 계기가 있는지.
A. 몸에 좋은 콩으로 두부를 만든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래식으로 두부를 만들면 손이 많이 간다. 그래도 두부라는 것이 직접 만들 수 있는 것이고, 그거 한 가지라도 공장에서 만드는 것 말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우리 가족과 지인들에게 진짜 두부를 만들어 먹이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다.
Q. 마켓에서 사먹는 두부와 직접 만드는 두부의 차이점은.
A. 우선 콩이 좋아야 한다. 그 다음은 두부를 응고시키는 방식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는데 공장이나 소규모라도 두부 만드는 기계를 쓰는 곳은 두부를 빨리 응고시키고 오래 가게 하기 위해 화학 가루를 쓴다. 하지만 손두부는 천연 소금으로 간수를 내어서 응고를 시키기 때문에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진짜 두부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장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두부는 한 달이 지나도 멀쩡하지만 직접 만든 손두부는 3일이 지나면 상해서 먹지 못한다.
Q. 맛에도 차이가 나는지.
A. 손두부가 훨씬 고소하다. 그리고 미끈거리라고 첨가하는 화학제를 안쓰기 때문에 연두부 보다는 좀 더 단단한 편이다.
Q. 두부는 얼마나 자주 만드나.
A. 이틀에 한 번씩은 만든다. 콩을 불리는 것만도 6시간, 믹서에 갈고 베보자기에 짜고, 끓이고, 간수 붓고, 틀에 넣어 굳혀주고… 손이 많이 간다. 그렇게 만드는 중에 생기는 두부 육수로 순부두 찌개 국물을 해준다. 찌개 맛이 좋고, 영양에도 좋다.
Q. 두부 육수는 조금 생소한데.
A. 손두부를 재래식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콩 국물이다. 기계로 뽑으면 이런 것이 없다. 강원도 초당 순두부집에 가면 두부 육수를 음료수로 주기도 한다.
Q. 손두부 이외에도 직접 만드는 다른 메뉴가 있나.
A. 우리 식당에서 한식 메뉴는 밑반찬부터 모두 내 손끝을 거쳐간다. 메밀묵도 메밀을 갈아서 직접 만드는 것이고, 순두부 돼지삼겹살하고 비지 찌개는 예전부터 잘 나가고 있다. 요즘에 새로 시작한 우거지 갈비탕도 맛있고, 손만두랑 김치는 아는 사람들이 와서 병으로 사가기도 한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가득 띄우며 말씀하시는 어머니 곁에 어느새 스시바를 책임지고 있는 아들 오원진씨가 와서 앉아 어머니 말씀을 듣고 있었다.
Q. 어머니 음식하시는 스타일이 아들이 보기에 어떤가.
A. 음식 재료에 대해서 상당히 까다로우셔서 제가 좀 힘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야채를 아침에 그냥 배달 받아도 되는데 싱싱하지 않다고 하시니까 제가 직접 시장 보러 다녀야 한다. 해물도 마찬가지이다. 음식 재료와 청결문제에 있어서는 절대로 양보가 없으시다. 주방이 청결하지 않으면 주방 식구들 모두 혼줄이 난다(웃음).
Q. 어머니께서 손수 만드는 한식이 외국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있나.
A. 매운 맛을 아는 외국 손님들은 순두부 찌개와 비빔밥을 좋아한다. 또 런치 박스에 불고기나 돼지불고기와 함께 나가는 손만두도 기름진 일반 만두보다 담백해서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스틴은 유기농 식품에 관심이 높아서 직접 만드는 순두부를 많이 찾는다.
Q. (안젤라 할머니에게) 올해의 소망이 있다면.
A. 다들 올해에는 좋은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엔 지금 이대로가 제일 좋은 일인 것 같다. 건강이 허락하는한 내 손으로 좋은 자연식 음식을 만들어서 여러 사람 먹이는 것이 나의 즐거움이고 보람이다. 아이티인가 어디에서 지진이 나서 생지옥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하고 싶은 일하며 살 수 있게 건강하고,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이 이상 더 좋을 일은 없다고 본다.
자그마한 체구에, 다부진 손놀림으로 주방을 다스리시는 안젤라 할머니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 길, 더 많은 것을 바랄 수도 있지만, 현재에 충실하고 감사하는 마음 한 수를 배운 느낌이었다. 이젠 모양만 두부인 두부 말고, 진짜 두부를 먹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뉴스코리아 / 어스틴=손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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